작년 5월쯤에 3G가 되는 아이패드2를 개통했었다. 그러나 작년에 맥북을 넘겨줬듯이 이번에도 얼마전에 동생에게 아이패드2를 넘겨줘버렸다.
처음 실수한 것은 아이패드가 노트북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. 실제로 당시 맥북 프로를 갖고 있었는데, 이걸로 하는 것도 딱히 없었고 단지 내 데스크탑 앞에 없을 때나 잠깐 잠깐 활용하는 정도여서 아이패드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줄 알았다. 그래서 맥북도 동생한테 줘버렸고.
그런데 실제로 대체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. 아이패드는 본디 컨텐츠의 소비에 초점을 맞춘 기기이기 때문에 내가 데스크탑이든 맥북으로 하던 컨텐츠의 생산 활동, 예를 들자면 문서 작성, 블로그 글 게시, 프로그램 코드 작성 등 이런 것들은 아이패드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다. 물론 제한적으로나마 가능은 하지만 그 효율과 용이함을 따졌을 때 그냥 미뤄두고 집에서 데스크탑으로 작업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.
그렇다면 컨텐츠의 소비 활동이라면 어떨까. 정말 아이패드는 컨텐츠를 소비하기에는 괜찮은 기기인 것 같다. 다만 여기서 괜찮다고 한정지은 것은, 손에 들고 있는 게 아이패드 밖에 없을 때에만 그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. 당연하겠지만 맥북이나 데스크탑 앞에서라면 제아무리 컨텐츠 소비에 초점을 맞춘아이패드라 해도 앞의 기기들보다는 컨텐츠의 소비에서도 한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. 웹서핑만 하더라도 플래시가 나오지 않는 걸 포함해서, 페이지 전환 속도, 해상도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하다.
결국 맥북을 썼을 때와 마찬가지로 데스크탑에 있지 않을 때, 즉 집 밖에 있을 때에만 아이패드를 활용하게 된다는 것이다. 그런데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쉬는 건 집에서만 쉬고, 밖에서는 밖에서 해야하는 용무만 보는 식이다. 이렇다보니 밖이라한들 아이패드를 집을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. 고작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이 무거운 걸 들고다니기에는 너무 귀찮고, 게다가 이미 스마트폰이 있는데 그 짧은 시간동안 그리 대단한 것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스마트폰으로도 잠깐의 유희를 즐기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. 밖에서도 쓸 일이 없었던 것이다.
이리하여 결국 아이패드2의 쓸모를 찾지 못하고, 한 달 5만원씩 꼬박꼬박 내는 이유를 찾지 못해서 그냥 동생에게 넘겨줘버렸다. 이로써 동생은 맥북 프로, 아이폰, 아이패드를 모두 갖게 된 셈이다.

나는